H 호텔 웨딩 홀.엘레베이터 문이 열리고 시끌 벅적한 로비 속 사람들이 보인다. 두 발자국 걷고 옆으로 고개를 돌리자 보이는 입구 스크린. 신랑 ' 전정우 ' 살짝 긴장한 채 굳어있던 지민의 얼굴이 익숙한 이름 앞에 풀어진다. " ...... " 그렇게 한참을 바라보던 그 이름 옆의 결혼 사진. 지민은 결국 푸흐흐 웃음이 터졌다. 단정한 저 사진 속 남자가...
나는 늘 ‘ 왜? ’라는 질문을 품고 사는 사람이었다. 세계와 인간에 대한 보편적이고 본질적인 질문을 일삼고 인간은 왜 존재하는가, 삶은 어떻게 흘러가야하는가 따위의 본질을 연구하고 싶어하는 꽤나 철학적인 사람. 하지만 내 주변의 사람들은 이렇게들 얘기했다. ' 그 좋고 잘난 머리로 쓸데 없는 호기심을 가지고 살지 마렴. ' 그저 수로 잴 수 있고, 논리적...
원예 작업시간이다. 열심히 잡초를 뽑고 있는 작업 반장의 뒤로 다가간 지민은 조용히 그의 옆에 앉아 잡초를 뽑는다. 요즘 작업 일이 그렇게 많지 않아서 설렁설렁 시키는 일을 하다가 몰래 쉬는 수형자들이 대부분인데 그래도 지민은 늘 반장의 옆에 와서 묵묵히 일을 한다. 작업 반장은 늘 일을 도와주는 지민에게 자주 말을 걸고는 했지만 지민이 딱히 말을 하고 싶...
" 재심청구가 말처럼 쉬운게 아니에요. 왜 원심을 받아들일 수 없는지를 법리적으로 풀어 증명해야해요.더군다나 원심판결을 부정하는 피고인의 입장을 그리 곱게 봐주지 않을거고.. 그리고 1108 같은 경우에도 죄가 없는건 아니잖아?" 석진의 말에 정국은 작게 한숨을 내 쉬며 고개를 끄덕인다. " 네. 허위 자백이요. 우리 누나도 그게 걸린다고 하더라구요." "...
원예 작업 쉬는 시간. 코끝을 스치는 은은한 꽃 향기에 지민은 걸음을 멈춘 채 발 밑을 바라본다. 꽃잎이 제법 떨어졌지만 분홍빛이 도는 꽃. 지민은 몸을 숙여 앉아 향을 맡았다. " 향 좋죠?" 뒤에서 바라보던 작업 반장이 지민에게 묻자 지민은 코를 살짝 문지르고는 답했다. " 예 " 무뚝뚝한 대답. 작업 반장은 저리 답해도 늘 열심히 일을 하는 지민을 알...
태태횟집) 테이블 위에 물을 촥촥 뿌려서 비닐을 깔던 이모는 주방에 들어가 있는 태형에게 넌지시 묻는다. " 요즘 우리 교도관님 마~이 바쁜 갑네예?" " 마~이 바쁘지. 나라에서 범죄랑 맞짱 뜬다는데 이길라카면 마이 바쁠껄~? " " 그래~ 요즘 영~ 소식이 없네~" " 근데 이모야가 갸는 만다꼬 궁금한고?" 태형이 머리에 두건을 둘러쓰며 정국의 소식을 ...
" 교도관-!!!! 교도관니이이이임!!!!!!"교도소 복도를 울리는 큰 목소리. 담당 교도관은 갑작스런 소란아닌 소란에 13번방으로 빠르게 향한다. 그 곳에 가자마자 철장을 뚫고 나올 듯 얼굴을 들이밀고 있는 남자. 그 남자를 보며 교도관은 마치 예상한 사람이란 듯 한숨을 쉬고는 말했다." 1204, 또 무슨 일 있습니까? "" 예! 그냥 일 아니고요! 엄...
태태횟집. " 어?! 어어!사장님아-! 고마하고 퍼뜩 오이소! 이제 곧 시작한다카이!" " 벌써?! 알았다 이모! 가꾸마!" 횟감 손질을 마친 태형은 서빙하는 이모들의 호들갑에 급히 장갑을 뒤집어 벗은 후 주방 밖으로 나온다.테이블 하나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이모들은 태형을 보자 가운데 자리를 비켜주었고 태형은 이모들 사이에 앉아 티비를 올려다본다. 광고가...
- 글에서 나온 모든 이야기는 픽션입니다. 방 문을 걸어 잠궜다. 이유는 모르겠다. 시도때도 없이 내 방에 쳐 들어와 본인 스트레스를 풀어재끼는 누나 때문에 일단 잠궜다. 문을 잠그면서도 불안해서 두어번 더 확인 해본다. 그렇게 진짜 문이 잠긴걸 확인 하고서야 재빨리 침대 위를 본다. 선배가 내가 던져 놓은 그대로 침대 끝자락에 대자로 누워있다. " 하.....
살면서 누군가를 이렇게 오래 기다려본적이 있었나..? 마치 주인을 기다리는 개가 된 심정이다. " 하....심심해죽겠네.. 지짜.." 주말이라 학교도 가지 않고 하루종일 TV 하나 없는 이 곳에 갇혀있다. 내가 그렇게 지겨워 죽어가고 있을때 쯤 방문이 철컥 열렸다. 나는 벌떡 일어나 살짝 열린 문을 바라본다.문에 반쯤 가려져 주변 눈치를 보는 선배가 보인다...
작은 누나는 시간이 날 때마다 내 방으로 들어와 내 속을 뒤집어 놓는다. 내가 우리 집안의 망신이니 수치니..정신 좀 차려라느니.. 그렇게 가만히 있는 사람을 들들 볶기 시작하는데 그렇게 미치는 주기를 보면 딱 시험기간이다. 아마 본인 시험이 잘 안풀릴때마다 내게 화를 푸는 듯 하다.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집에 늦게 들어온 내가 방문을 세게 닫았고 그 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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